죽음이란 무엇인가 - 셀리 케이건 책에 서평단을 신청하게 된 이유는, 제 어렸을 때부터 꾼 하나의 꿈의 실마리를 풀어 보고자 다가가게 된 책입니다.
어렸을 적의 꿈, 실마리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였습니다. 할머니댁에서 잠시 잠에 빠져 꾼 꿈이 하나 있습니다.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지만, 표현을 하자면 마치 '무한 블랙홀 속으로 나도 모르게 계속 빠져들며, 침식되어 가는 모습'이라 표현해야 할까요? 당시 꿈에서 깬 저는 많은 땀을 흘리며, 울며 할머니를 찾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렸던 당시에 저와, 지금의 제 머리로 생각해도 그 느낌은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항상 물음표로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느낌은 아마 '죽음'에 관한 것이 아니었나 그때나, 지금이나 이 생각 하나는 동일합니다.
죽음에 관하여
이 책은 죽음에 대해 다른 시야로도 바라볼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죽음을 종교 바깥 시야로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실까요? 저는 생각해 본 적이 없던 거 같습니다. 저자는 우리 사람은 모두 죽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이런 분명한 사실에 대해 한번쯤은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싶어 할 수 있지만, 종교라는 맥락 바깥에서 체계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 해 주고 있습니다. 종교가 모든 것에 대해 생각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라는 것을 함께 이야기 해 보고자 합니다.
우선 이 책은 서두에 죽음에 관하여 두가지 관점을 이야기해 줍니다.
1. 사람을 육체(신체)와 영혼으로 바라보는 '이원론'으로 사후세계를 믿는 사람들. 2. 사람을 육체(신체)로만 보는 '일원론'으로 사후 세계를 믿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셀리 케이건 교수는 일원론, 즉 물질론적 주장을 하는 사람으로 이원론적 영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하나, 자신의 철학적 관점으로 '참' 사례를 증명해 주며 반론하고 있습니다.
일원론 - 물질론 관점에 셀리 케이건 예일대 철학과 교수는 이 세계만을 믿기에, 죽음에 관하여
결국 인간은 죽는다. 죽는다는 것은 결국 끝이다.
이 말을 전달하고 싶어합니다. 이 한 줄을 위해 거의 500페이지에 가까운 철학적 글을 풀이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이들도 자신의 생각을 함께 믿어 주길 바라며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강의를 듣는 사람이거나 또는 지금 이 책을 읽는 사람이거나.)
▶이 한 줄은, 어떤 자세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이 세상에 대한 우리의 자세를 돌아볼 수 있는 큰 계기가 된다 생각이 듭니다. 사후 세계가 없이 이 세상을 끝으로 바라보면, 우리는 한정된 시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해야 최선으로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스스로의 질문의 답이 더욱 절실해질 수 있습니다.
바로 당신, 그리고 나의 삶을 낭비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고 있다 생각이 듭니다. 다시 이 말은, 어떤 삶이 가장 이상적인 삶인가라는 질문이 될 수 있으며, '모든 날들을 마지막인 것처럼 살라'는 말에 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죽음은 무서운, 두려운 것일까?
저자는 저세계(사후세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만약, 지옥을 갈거라 믿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왜 당신이 두려워하는지 이해는 할 수 있다 합니다. 하지만, 저자와 같은 생각으로 신체 활동이 멈춘 이후의 상황이 결국 끝이라면, 죽음에 대해 말 그대로 두려워할 것이 없어질 수 밖이 없다 말해주고 있습니다. 왜냐면 끝이니까요.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죽음을 두려워할까요?
이에 대해, 우리의 삶이 계속적으로 살만한 가치가 있는 이유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라 말해주고 있습니다. 삶에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건 아니지만, 좋은 일들이 나쁜 일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대부분의 삶일 것이라 합니다. 이 삶의 균형은 어느 시기에 따라 기울어지지만, 육체를 잘 단련하고 건강한 상태로 있다면 살만한 가치의 일들이 더 오래도록 유지되게 지속할 것입니다.
이 책을 덮으며
이 책을 펼치기 전엔, 죽음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의 질문을 충족해 보고자 펼쳤던 거 같습니다. 죽음에 대한 자세, 명예로운 죽음? 등 추상적인 부분을 생각하고 접근을 했던 거 같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오직 이성과 논리로 죽음과 삶의 의미를 파헤치는 저자의 말에, 읽는 내내 어려움과 이렇게까지 접근하고 있구나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책을 덮으며 깊은 사색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는 현실에 대해 소중함과, 내 주변 사람들을 다시금 바라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죽음이란 것에 대해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어 본 적이 있는가?라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장난식으로 와이프에게 '나 먼저 가네'라는 말을 하며 죽음에 대한 뜬금없는 말을 건네면 항상 호되게 욕을 먹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경우가 바로 죽음에 대해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안되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누구나 사람은 죽습니다. 그러나 죽음이란 것에 대해 서로 함구하고 있다 보니 막상, 그 끝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을 때 남아 있는 사람에겐 큰 충격 또한 같이 남아 있게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뜬금없이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시간과 장소를 가려, 앞으로 조금씩 어색하지만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 합니다. 결국 우리는 죽습니다. 이 세상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자 죽음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남아 있는 사람을 배려하고자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자세를 취해 보려 합니다.
셀리 케이건 교수님은 어떠한 죽음을 맞이하고 싶으세요?
이 책에 대한 내용을 찾아보다, 인터뷰 영상에서 저자 셀리 케이건 교수에게 어떠한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지 인터뷰한 내용으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 집에서 죽고 싶습니다. 만약 내가 글작가처럼 죽음의 시나리오를 쓸 수 있다면, 적절히 나이 든 상태에서 건강하고 싶고, 죽기 1년 전쯤 1년 남았다는 걸 알고 싶습니다. 1년 남았다는 걸 알면 하고 싶은 일을 충분히 할 수 있을 테지만, 하루나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는 걸 알면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거라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마지막 며칠이 남았음을 안다면, 가족과 있고 싶어요. 그리고 친구들에게 연락하고 싶습니다. 물론 아직 살아 있다면요. 그리고 그들에게 사랑한다 말하고, 그들이 제 삶에 얼마나 의미 있었는지 말해주면서 제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물론, 가족들에게도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 침대에서 잠든 채로 평온하게 죽고 싶습니다. by 셀리 케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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