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의미부여를 하면 제겐 조금 특별한 책입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현재 기준으로 아버지께 처음이자 지금까지 마지막으로 받아 본 책으로 기억되어 있습니다. 어떠한 의도로 이 책을 제게 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평소 책을 아마 읽지 않으신 아버지를 생각하면 어디서 선물 받거나, 우연히 생기게 된 게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이 참에 한번, 언제 물어봐야겠네요)
아버지가 된 입장에선, 오랜만에 책장을 보다보니 괭이부리말 아이들 책이 보였습니다. 과거 아버지의 선물을 기억하며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책을 펼쳐 봅니다.
괭이부리말 아이들
어렸을 땐 괭이부리말이란 것에 궁금증이 없었던거 같습니다. 오랜만에 책을 펼침과 동시 괭이부리말이 어디일까 궁금증으로 우선, 인터넷 검색부터 해봤습니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은 작가가 인천 만석동이라 불리는, 지역에서 거주하며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만든 소설이며, 괭이부리말은 이야기드린 만석동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가난했던 전쟁 후 빈민촌의 삶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주는 이 책에서, 다시 읽는 제게 눈에 띈 것은 쌍둥이자매 숙자와 숙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숙자와 숙희 그리고 성인이 되어 간다는 것
요즘 어린이 프로그램을 가끔 볼 때가 있습니다. 금쪽같은 내새끼와 같은 프로그램을 볼 때면, 아이들의 심리적인 부분을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됩니다.
숙자와 숙희 자매의 어머니께서는 자매를 두고 집을 나갔습니다. 음주만 하면 변하는 아버지에 대한 실망으로 집 나간 어머니는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숙자는 점점 성숙해지며 집 일들을 하고, 아버지를 돕고 있습니다. 15분 동생인 숙희의 경우는 여전히 변화 없이 어린 동생의 모습으로 남아 있습니다.
훗날 어머니께서 다시 돌아왔습니다. 숙자의 경우는 더 이상 옛날의 어리광을 부리던 숙자가 아니였습니다. 이에 반해 숙희의 경우는 떼쓰고, 칭얼거리는 그대로의 모습을 어머니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내용을 보며 저는 바로 숙자의 심리적인 부분이 생각났습니다. 자신이 어머니께 짐이 되어질까봐, 부담을 줄까 봐 그래서 다시 엄마가 집을 나가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었습니다. 숙희의 떼쓰는 모습을 보며 조마조마하는 숙자의 모습은 제 생각 그대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후에, 이 숙자에게 안도감을 주는 일이 생겼습니다. 바로 어머니의 임신 사실입니다. 어머니의 임신 사실은, 숙자에게 이제는 엄마가 집을 안 나갈거란 명분을 주게 되었습니다.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 것이죠.(물론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불확실성
지금 생각해보면 숙자와 같은 감정은 소설 속 가족뿐에 대한 모습뿐만 아니라 일상 여러 곳에서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모두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두려움이 있다 생각이 들어요. 그러다 보니 어떠한 일이 생기면 인과 관계를 꼭 찾으려 합니다. 어떠한 일에 대해 피드백을 꼭 받고자 합니다.
어떠한 일에 답이 있고, 이유가 있는 경우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일도 많이 있다 생각이 듭니다. 또는 아주 먼 훗날 알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불확실한 과정을 천천히 쌓아가는 여정이, 우리의 목표를 이루는, 그리고 그 흐릿한 그림을 점점 뚜렷하게 만들어가는 과정 중 하나라 생각이 듭니다.
무조건 될 것이다. 다만, 언제일지 모를뿐
이런 마인드로, 제 앞의 목표들도 흐릿한 퍼즐을 천천히 맞추어 나가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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